정치

어제 애인이 내게 투표를 하지 않느냐고 묻기에, 정치 무기력증에 걸려서 아무래도 상관이 없는 상황이라 사실 선거가 언젠지도 모르겠다고 대답을 했다. 그렇게 말을 하자, 그는 내가 예상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조심스럽게 정치의 중요성을 언급하다가 이내 그러한 그의 발언이 내게 미칠 영향을 고려한 듯 말하던 것을 거두었다.

정치, 정치라. 한숨부터 나온다. 어떻게 정치를 갈망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싶다. 하지만 내 갈증은, 그리고 많은 이의 갈증을 씻어줄 것은 진정 "약수"일 진데, 실상의 정치란 자동판매기라 어느덧 선거날은 자동판매기의 버튼을 누르는 것과 다름없는 날이 되고 있다. 콜라, 사이다, 환타 중에 가장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은 것이 하루만에 털썩 떨어진다. 그리고 얼마 후 서서히 알게 된다. 그나마 상표대로 콜라면 콜라여야 할 그 깡통에서 난데없이 비릿한 토사물의 내음이 모락모락 나고 있다는 걸 말이다. 후덜덜.

뭐 이건, 임기가 다 될 때까지 버릴수도 없는 거다.

차라리 나는 손도 안댔어. 니들이 다 한 거 잖아라고. 비겁하지만 도도하게 한 폼 재고 있는 것이 어쩌면 더 나을  그런 상황에 까지 오고 만 것이다. 정치와 무관하게 내 생존이 급급한 지금, 하루 참여한다고 해서 내 사정이 바뀔 것이 크게 기대되지 않을 지금, 내가 무엇을 바래서 선거를 해야 하느냐는 그런 무기력이 몰려오는 거다.

목이 마르다고 아무거나 마실수도 없고 말이지. 쯧

근데...이 우울 끝에 그래도 선거를 하긴 해야겠다는 그런 역설이 고개를 치켜드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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